영혼이 순수하던 젊은 날
시집 한 권을 사 들고 옆방 소녀에게 건네주고
자취방으로 돌아와 숨죽이던 시절
죄지은 듯 가슴이 뛰었다.
삼중당 문고가 막 나왔던 그때
‘상록수’를 읽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
하지만 소설 책 보는 것은 못된 아이 축에 들기도 했다.
난 그렇게 인문학과는 철저하게 배척되어갔다. 정부의 공업화 정책은 실업학교 실습 시간이 무려 18시간!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낭만을 낚는 것이다.
피폐해져 가는 영혼에 치유 주사를 놓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시어를 다듬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내가 감히 시에 대해 사설을 늘어 놓은다면….
고은 시집을 읽으며 문득 일본의 하이쿠를 떠올렸고
박준의 시를 읽으며 순간 염세적인 느낌에 젖어 들기도 하였다.
2017.12 성탄절
‘순간의 꽃(고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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