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angz.co.kr/index.htm
저는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할아버지와 단 둘이서 산답니다.
제가 사는 엔파른 대륙은 모족들만 사는 곳이라 인간족을
만나기가 힘든 곳이죠.
근데 왜 할아버지는 인간인데 저는 인간이 아닌지 이상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가 없는 것도 이상하구요.
할아버지께 여쭤봐도 별로 말씀을 않으십니다.
항상 말을 이리저리 돌리는 걸 제가 모를까 봐요?
제가 아빠 엄마에 대해 여쭤볼 때마다 할아버지의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아니 어쩔 땐 굉장히 슬퍼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제는 더 이상 여쭤보지 않는답니다.
할아버지께서 애써 감추려는 모습을 알고 난 뒤론
더더욱 가슴이 아리기 때문이죠.
할아버지는 농작물을 가꾸고 꿀벌을 치는데 한가할 때는 명상에 잠기거나
책을 읽으신답니다.
근데 그 책은 글씨가 하나도 안 씌어 있습니다.
뭐 그런 책이 다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할아버지는 책을 읽다 말고 저도 배움터를 다녔어야 한다며
한숨을 쉬곤 하십니다.
배움터가 뭐냐구요?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영혼을 키우는 곳이랍니다.
륜 대륙의 천려왕국에서 처음 생긴 배움터가 이제는 륜대륙 전역에
퍼져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그곳에선 뭘 가르치는데요?
거기에서 가르치는 책도 글씨가 안 써져 있나요?”
“그곳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란다. 자신들이 찾아서 배우는 곳이지!.
찾아서 배울 때만이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곳이란다. .”
“네에? 그럼 무얼 찾아요?”
“네가 찾고 싶은 것을 찾는단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찾고 싶은 것을 찾아 배우면 된단다.
하지만 결국에는 하나만을 찾게 되지.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가르침을 받게 된단다.
허허! 너무 어려우냐? 앙즈야!”
“네! 그러면 제가 거기에 가야 한다는 건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단다.”
정말 애매한 말씀만 하십니다.
영혼은 어떻게 키우는 걸까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영혼이라는 게 뭘까요?
수없이 질문을 드려보지만 언제나 어렵고 아리송한 대답만을 해 주십니다.
모르셔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이리 궁금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할아버지가 아리송한 말씀만 하시니 더욱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고집스럽게 계속 캐묻지만 항상 잡힐 듯 말듯한 대답만 하시는
할아버지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어디서 무얼 하셨어요?”
내가 아예 질문을 바꾸자 엷은 미소를 띠며 말씀하십니다.
“음! 그래! 할아버지는 인간들이 사는 륜 대륙에서 누군가를 지켰단다.”
“네? 누군가를 지켰다구요? 그게 누군데요? 그리고 왜 지켰는데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엔파른 대륙 말고 륜 대륙이라는 곳도 있나요?”
저는 눈을 반짝이며 봇물 터지 듯 여쭤 보았습니다.
“허허! 글쎄다 왜 지켰는지는 할애비도 잘 모르겠구나.
그땐 그래야 했거든!. 할애비의 아버지가 그랬고
할애비의 할아버지도 그러셨지. 그리고 할애비가 지켜야 했던 사람은
비록 힘이 세다고 해도 자신을 혼자서 지켜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단다. “
전 조금 시무룩해져서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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