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_모닥불 앞 이야기 11 ( 선원이 되다 )
‘륜 000년
뜻밖에도 쉽게 선원이 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선장의 말대로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항해의 첫 날이다. 나는 갑판장 리슬린의 명령에따라 일을 시작하였다. 리슬린은 키가 크고 건장한 체구에 갈색피부를 갖고 있었다. 잘 발달된 근육은 첫 눈에도 그가 싸움을 잘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맹수가 으르렁대듯 했으며, 이따금씩 오른쪽 어깨를 들썩이는 버릇이 있었다. 세감토호의 선원들은 모두 몸집이 크고 건장하였다. 하지만 나는 체구가 작아 거인들의 나라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갑판장 리슬린의 명령에 따라 오전에2시간 오후 4시간을 돛의 맨 꼭대기 망루에 올라가서 휴리스 운송로를 비롯한 주변을 살펴보며 운송로를 오가는 다른 배나 이상한 징후를 알려주는 것이 주된 임무다. 나는 갑판장이 건네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망루로 올라갔다. 멀리서 보기에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던 망루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자니 금방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너무 무서워 아래를 내려다 볼 수가 없었지만 망루에 도달해보니 의외로 공포감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다.
끝없이 펼쳐진 레안 평원!
비록 여행자들에게는 힘든 기억으로 남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순간 나에게만큼은 평화롭게 다가온다.’
아저씨 왜 일기를 쓰다가 말았어요?
저는 아저씨의 여행일기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찼는데 아쉬웠습니다.
“아. 그건 말이다. 아저씨가 너무 피곤해서 쓰다 잠이 들어서 그렇단다. 첫 날 모든 것이 낯설었고 긴장한 탓에 나도 모르게 잠에 곯아 떨어진 거란다. 하루 일과는 눈을 뜨자마자 모두 갑판에 모여 아침체조로 시작한단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음식을 긴장하며 먹어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하루 종일 이일 저일로 쉬지 않고 배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처음이었지. 선원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단다.
무엇보다도 체력이 좋아야 하는데 모족인 아저씨는 인간족에 비해 많이 약하지 않느냐?
자비로 여행 하는 것과 돈을 벌며 여행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부담이 컸단다. 한가지 목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자유를 속박하게 되고 아울러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길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서로 힘들어지게 된단다.”
우리는 아저씨의 말씀을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힘이 들다니요? 사람들이 많으면 힘든 일도 금방 끝낼 수 있고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신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 봅니다.
“참. 아저씨가 탄 배가 화물선답지 않게 날렵한 모양을 한 이유를 알았단다.
그건 화물선의 한 종류로 쾌속 화물선이라고 부른단다.
보통 화물선에 비해 속도가 거의 2배나 빠르단다.
물론 바람이 뒤에서 불 때는 그 이상의 속도로 날기도 한단다. 쾌속화물선은 주로 급한 물건이나 중요한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데 이용한단다. 대부분 가벼우면서도 가격이 비싼 귀중품이 대부분이지. 쾌속화물선이 자주 운행되지는 않지만 아저씨가 여행하는 동안 두어 차례 또 다른 쾌속화물선을 보았단다. 그 배들은 내가 탄 세감토호 보다는 조금 더 둔해 보였단다.”
“와!. 그럼 그 세감토 라는 배는 정말 빨랐겠네요?”
판지가 감탄을 하며 말합니다.
“그렇단다. 망루에 앉아서 보면 마치 점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배들도 몇 시간이 안 걸려 금방 따라잡곤 했지.
그럴 때마다 마치 내가 선장이라도 된 양 기분이 우쭐하곤 했지.
아! 그리고, 쾌속화물선이 빨리 달리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단다.”
“뭔데요? 아저씨?”
“그건 배가 빠르기 때문에 평원에서 도적들의 공격을 만나도 안전하다는 것이고 반대로 값나가는 물건이 많아 오히려 도적들의 표적이 되는 거란다.그래서 쾌속화물선은 용병을 고용한단다.
물론 륜 대륙의 한 복판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여객선도 꼭 용병을 고용하지만 말이다.”
“예? 용병이요? 그게 뭔데요?”
판지가 물었습니다.
“용병이란 돈을 받고 대신 전투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단다. 만에 하나 도적떼를 만났을 때 용병은 배를 지키는 일을 맡지 허나 대륙의 한복판에서만 주로 운행을 하는 배들은 아예 용병을 선원으로 뽑아 쓰기도 한단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그 배의 선원이 되어버리기도 하지.”
“엇! 그럼 아저씨네 배 세감토에도 용병들이 있었나요?”
저는 용병이라는 말을 들으니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돈을 받고 싸움을 대신하는 사람들이라 싸움도 잘 하지만 잔인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다. 아저씨가 봤을 땐 용병은 없었단다.
용병 옷차림을 한 이도 없거니와 세감토호에서는 모두 잘 훈련된 선원이라는 느낌이 들더구나. 선장이나 갑판장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물론 일도 매우 잘하였단다.
“아저씨 그럼 망루에서 혼자 앉아 있으면 지루하지 않나요?”
갑자기 판지가 아저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하하. 물론 따분하기도 하였지! 망루에서 내려오면 정말 머슴처럼 일을 해야만 했단다.
주방에서 감자 깎기, 갑판 걸레질하기, 항해용 도구 손질하기, 1층 선실 복도 청소하기. 어떠냐? 일이 많지? 하하!”
아저씨의 너털웃음은 마치 고된 선원생활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경험 많은 선원처럼 느껴집니다.
*공개날짜 2005.4.19
‘륜 000년
뜻밖에도 쉽게 선원이 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선장의 말대로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항해의 첫 날이다. 나는 갑판장 리슬린의 명령에따라 일을 시작하였다. 리슬린은 키가 크고 건장한 체구에 갈색피부를 갖고 있었다. 잘 발달된 근육은 첫 눈에도 그가 싸움을 잘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맹수가 으르렁대듯 했으며, 이따금씩 오른쪽 어깨를 들썩이는 버릇이 있었다. 세감토호의 선원들은 모두 몸집이 크고 건장하였다. 하지만 나는 체구가 작아 거인들의 나라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갑판장 리슬린의 명령에 따라 오전에2시간 오후 4시간을 돛의 맨 꼭대기 망루에 올라가서 휴리스 운송로를 비롯한 주변을 살펴보며 운송로를 오가는 다른 배나 이상한 징후를 알려주는 것이 주된 임무다. 나는 갑판장이 건네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망루로 올라갔다. 멀리서 보기에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던 망루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자니 금방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너무 무서워 아래를 내려다 볼 수가 없었지만 망루에 도달해보니 의외로 공포감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다.
끝없이 펼쳐진 레안 평원!
비록 여행자들에게는 힘든 기억으로 남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순간 나에게만큼은 평화롭게 다가온다.’
아저씨 왜 일기를 쓰다가 말았어요?
저는 아저씨의 여행일기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찼는데 아쉬웠습니다.
“아. 그건 말이다. 아저씨가 너무 피곤해서 쓰다 잠이 들어서 그렇단다. 첫 날 모든 것이 낯설었고 긴장한 탓에 나도 모르게 잠에 곯아 떨어진 거란다. 하루 일과는 눈을 뜨자마자 모두 갑판에 모여 아침체조로 시작한단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음식을 긴장하며 먹어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하루 종일 이일 저일로 쉬지 않고 배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처음이었지. 선원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단다.
무엇보다도 체력이 좋아야 하는데 모족인 아저씨는 인간족에 비해 많이 약하지 않느냐?
자비로 여행 하는 것과 돈을 벌며 여행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부담이 컸단다. 한가지 목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자유를 속박하게 되고 아울러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길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서로 힘들어지게 된단다.”
우리는 아저씨의 말씀을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힘이 들다니요? 사람들이 많으면 힘든 일도 금방 끝낼 수 있고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신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 봅니다.
“참. 아저씨가 탄 배가 화물선답지 않게 날렵한 모양을 한 이유를 알았단다.
그건 화물선의 한 종류로 쾌속 화물선이라고 부른단다.
보통 화물선에 비해 속도가 거의 2배나 빠르단다.
물론 바람이 뒤에서 불 때는 그 이상의 속도로 날기도 한단다. 쾌속화물선은 주로 급한 물건이나 중요한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데 이용한단다. 대부분 가벼우면서도 가격이 비싼 귀중품이 대부분이지. 쾌속화물선이 자주 운행되지는 않지만 아저씨가 여행하는 동안 두어 차례 또 다른 쾌속화물선을 보았단다. 그 배들은 내가 탄 세감토호 보다는 조금 더 둔해 보였단다.”
“와!. 그럼 그 세감토 라는 배는 정말 빨랐겠네요?”
판지가 감탄을 하며 말합니다.
“그렇단다. 망루에 앉아서 보면 마치 점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배들도 몇 시간이 안 걸려 금방 따라잡곤 했지.
그럴 때마다 마치 내가 선장이라도 된 양 기분이 우쭐하곤 했지.
아! 그리고, 쾌속화물선이 빨리 달리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단다.”
“뭔데요? 아저씨?”
“그건 배가 빠르기 때문에 평원에서 도적들의 공격을 만나도 안전하다는 것이고 반대로 값나가는 물건이 많아 오히려 도적들의 표적이 되는 거란다.그래서 쾌속화물선은 용병을 고용한단다.
물론 륜 대륙의 한 복판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여객선도 꼭 용병을 고용하지만 말이다.”
“예? 용병이요? 그게 뭔데요?”
판지가 물었습니다.
“용병이란 돈을 받고 대신 전투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단다. 만에 하나 도적떼를 만났을 때 용병은 배를 지키는 일을 맡지 허나 대륙의 한복판에서만 주로 운행을 하는 배들은 아예 용병을 선원으로 뽑아 쓰기도 한단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그 배의 선원이 되어버리기도 하지.”
“엇! 그럼 아저씨네 배 세감토에도 용병들이 있었나요?”
저는 용병이라는 말을 들으니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돈을 받고 싸움을 대신하는 사람들이라 싸움도 잘 하지만 잔인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다. 아저씨가 봤을 땐 용병은 없었단다.
용병 옷차림을 한 이도 없거니와 세감토호에서는 모두 잘 훈련된 선원이라는 느낌이 들더구나. 선장이나 갑판장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물론 일도 매우 잘하였단다.
“아저씨 그럼 망루에서 혼자 앉아 있으면 지루하지 않나요?”
갑자기 판지가 아저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하하. 물론 따분하기도 하였지! 망루에서 내려오면 정말 머슴처럼 일을 해야만 했단다.
주방에서 감자 깎기, 갑판 걸레질하기, 항해용 도구 손질하기, 1층 선실 복도 청소하기. 어떠냐? 일이 많지? 하하!”
아저씨의 너털웃음은 마치 고된 선원생활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경험 많은 선원처럼 느껴집니다.
*공개날짜 200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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