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아저씨가 탄 배는 라논시를 부드럽게 빠져나갔단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가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평화로운 도시였단다.
배 뒷전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라논시를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했지.
이틀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 모양이더구나.”
몰리 아저씨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립니다.
“아저씨가 탄 배 이름은 세감토라고 했지.
분명 화물선인데 날렵한 모양이 짐을 싣기보다는 속도를 내기 위한 것 같았단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튼 속도가 빠른 게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배는 륜 대륙 전역을 잇는 휴리스 운송로로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지.
라논시에서 랜스마엔으로 가는
휴리스 운송로 왼쪽에는 아기자기한 산이
병풍처럼 뻗어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넓은 초원이 비단언덕처럼 펼쳐 있었단다.
그렇게 이틀
남짓한 시간 동안 휴리스 운송로 위로 여행을 했단다.
정말 평화로운 여행이었지만 따분하기도 했지.
간혹 우리는 반대편에서 오는
배를 만나면 너무 반가워 모두들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곤
했지”
“몰리 아저씨! 아저씨는 여행이 위험한 거라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판지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하하. 라논왕국 안에서의 여행은 그리 위험하지 않단다.
그 이유는 바로 아저씨가 가려 하는 랜스마엔이라는 도시
때문이란다.
그 도시 덕분에 라논왕국은 도적단이 거의 없어서 안전하단다.”
“랜스마엔이라는 도시 때문이라구요?”
“그렇단다. 라논왕국으로 들어가거나 나가는 길은 육로와 해로가 있는데
육로를 통해 라논왕국으로 들어 오려면 반드시
랜스마엔시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단다.
그 말은 곧 랜스마엔시만 잘 지키면 왕국전체를 지킬 수 있다는 말이 되지.
하지만 그 반대로
랜스마엔시가 함락되면 라논왕국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단다.
그만큼 랜스마엔시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이고 따라서 많은 병력이
배치되어있단다.”
“아무리 요새라고 하더라도 많은 병력이 공격하면 안되나요?”
판지가 이상하다는 듯 말합니다.
“아무리 병력이 많아도 함락시키기란 쉽지가 않단다. 그 이유는 말이다.
라논왕국을 공격하려면 랜스마엔에서 가장 가까운
밀레네스라고 하는 도시에서
집결하여 전력을 정비한 후 출발을 하게 된단다.
그곳은 많은 병력이 머물 수 있는 식량과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지.
근데 밀레네스에서 랜스마엔까지는 레안평원이라는 곳을 가로질러야 한단다.
이 레안평원은 척박하기로 유명한 땅인데 이곳
또한 방어를 위해 한 몫을 하는 편이지!
먹을 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땅이 매우 거칠어서 말을 타고 달려도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거리란다.
그런 레안평원을 물 없이 대규모 군대나 도적들이 쉽사리 건널 수 있겠느냐?
게다가 랜스마엔에 도착을 한다 해도 이미
진이 빠져 제대로 싸울 수가 없겠지?”
“네
그렇군요!.”
정말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레안 평원을 가로질러 공격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랜스마엔은 중간 기착지로 중요하단다.
랜스마엔은 그 부근에서는 유일하게 지하수가 풍부하기 때문이지.
요새처럼 자연적으로 방어벽이 구축된 그곳에서는 적은 병력으로도
지쳐있는 수많은 병력과 싸워 충분히 이기고도
남는단다.”
몰리 아저씨이야기를 듣고 보니 랜스마엔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럼 랜스마엔시를 거치지 않고 돌아가는 길은 없나요?”
판지가 물었습니다.
“오! 그렇지. 또 하나의 길이 있지. 랜스마엔의 왼쪽의 숲을 따라오는 길이 있단다.
랜스마엔의 왼쪽은 리도르 산맥과
타리프 평원이 있단다.
리도르 산맥에는 풍요의 숲이라 불리는 거대한 리도르만델 숲이 있고 물도 풍부하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리도르 산맥에서 흘러나오는 그 물은 사람이 마시기에는
적당하지 않단다.
복통과 고열을 일으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길도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지.
그러니 랜스마엔을 들려야만 물을 마시고 다시금 라논시를 향해 갈 수 있는 것이란다.
어떠냐?
랜스마엔이야 말로 천혜의 요새이자 라논왕국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니?”
“네. 정말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랜스마엔 시에는 병사들이 얼마나 많이
있나요?”
“아까 말 했듯이 그 곳은 군대의 도시라 병사 들이 대부분이란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의 무역도 안전하고 활발한 이루어져
무역의 도시이기도 하지!
그러나 그곳은 무엇보다도 힘든 여행에 지친 여행자들을 위한 휴식의 도시란다.
그래서 도시 전체가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로 가득하단다.”
항상
여행자들로 북적대고 수많은 병사들이 가득한 도시 랜스마엔!
몰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도시가 눈에 보이는 듯 하고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적한 우리 하얀털 마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북적거리고 시끄러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새 밤하늘은
빛나는 선을 그으며 사라지는 별똥별들의 무대가 되어있습니다.
이제
잘 시간이죠.
벌써 반이 넘게 차버린 약물시계의 네 번째 유리기둥에는 푸른빛이 찰랑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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