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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이야기들

오래된 인연

불가에서는 인연을 겁나게 소중하게 여긴다.

부자관계, 형제관계, 가족이라는 천륜의 인연은 차치하고라도

길을 가다 옷깃을 스치는 것도 인연이라고 칭한다.

 인연은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과 풀잎과도 인연일 있고

길을 가다 만난 우마(牛馬) 스쳐도 인연이다.

 

IT분야에 종사하다보면 많은 IT인들과 인연을 맺는다.

특히 현직에서 은퇴하고 감리를 하는 입장에서는

이곳 저곳 여러기관 담당자를 만나고 수행업체 들을 만나기도 한다.

IT라는 업으로 생을 유지하는 IT 선택한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더라도 만날 것이다.

 

감리를 하면서 느낀 요즘의 생각은

우리가 걸어왔던 힘들었던 개발자의 길이 떠올라

월화수목금금금을 후배들에게 대물림하지 말자고

정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우대받는 그런 세상을 꿈꾸어보자고

수없이 다짐하며 NGO활동을 통해 얘기 하지만 부족이다.

 

어제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프로젝트 감리에

참여하게 되어 착수회의를 다녀왔다.

주소만 알려주면 인터넷으로 지도를 검색하고

스카트폰 길안내를 받아 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일이 꼬일려고 약속시간 3분전에 회의장소에

도착해보니 수많은 눈빛을 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분위기 파악이 되고 그제서야 주위사람들의 얼굴이 들어온다.

회의를 주관하는 사무관을 보니 어디서 본듯한 얼굴이었다.

회의 내내 갸우뚱거리며 생각으로 회의를 마치고 명함을 교환하는데

12년전 무덥던 여름 함께 공부하던 기술사가 아닌가?

 

인연은 이렇게 소중할 수도 그리고 오묘할 수도 있었다.

201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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