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이야기들

선일아! 미안해!

 

아!

우리의 아들 젊디젊은 선일이룰 앗아간 육시를 할 놈들!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을 짓밟고 가슴에 대못을 콱 박은 놈들!

너희들의 신 은 이렇게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라고 하던가?

너희들이 말하는 독립이 뭔지 나는 잘 몰라!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존귀하고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건 알아!

그런 걸 짓밟은 너희들에게 정말 용서라는 말이 필요 있을까?


미국 친구들!

내 어릴 때 아니 철모를 때 당신들은 우리 친구라고 생각했어!

적어도 우리를 구하려고 군대를 보내준 혈맹이라고 믿었거든?.

그런데 철들고 보니 당신이 진정한 친구인가 하고 가끔 생각하게 돼!

당신들은 이미 우리의 젊은이가 납치 된 줄 알면서도 숨기고 있다가

파병 결정이 난 날 태연하게 고맙다고 했어!


근데 속셈은 선일이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우리가 알면 파병을 번복할까봐

숨긴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

물론 당신들이 오늘 무장단체에 폭격을 가해 12명을 죽였다고 하지만

우린 그 12명보다 선일이의 목숨이 더 소중했어.

가끔 당신들이 슈퍼 301조 들먹이고 통상압력 넣을 때마다 사실 기분이 안 좋았어!

힘이 없는 우리는 가끔 당신들의 말을 딱 잘라 거절하지 못하고 그때마다 기분이 찝찝해!


정치꾼 나리들!

선일이가 절규하는 것을 보고 뭐가 그리 급해서 바로 파병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아무 말 말고 시간을 벌면 그들도 인간이라 어쩌면 풀어주지 않았을까?

뭐가 그리 급해서 파병 하겠노라는 말을 재빨리 하여 성질을 돋구었어?

혹 내 친자식이 아니라 그깟 목숨하나하고 경시한 건 아닌가 묻고 싶어.

정말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을 때 애국심이 싹트지 않을까?


이슬람의 테러리스트들!

너희들은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

우리가 파병하는 것이 미국을 돕던 어떻든 간에 결국은 너희나라를 재건하는 것이다.

너희들 말대로 너희가 정권을 잡든 아니면 현 정부에게 주권이 이양되던

누군가는 재건하고 아픈 사람 치료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우리가 너희들에게 총부리 겨누기라도 했어?

솔직히 지금 기분은 10만명 전투병력을 보내 작살을 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너희는 결코 용서 받지 못해! 결국 그 씨가 마를 것이다.


선일아!

그곳은 덥지?

이곳은 태풍 뒷자락에 장마가 온다고 끈적끈적하다.

어떻게 하면 비행기표를 싸게 구할 수 있겠느냐는 너의 귀국 꿈이 그렇게 스러지다니!

하늘나라 손님이 되어 돌아오는 너에게 미안하기 그지없구나!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못다 핀 너의 꿈을 이루고 잘 자거라!

  [04. 6. 23 선일이가 떠난 날 아침}

'일상의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천의 밤  (0) 2004.08.02
개미도 IQ가 있을까?  (0) 2004.07.01
싸리꽃 피면  (0) 2004.06.12
"벼랑끝에~"를 읽고나서  (0) 2004.05.18
주렁 막대기  (0) 200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