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라니!
올해는 어째 조용한갑다.
시골길을 돌고 보니 세상사 아랑곳없이
푸른 것은 다 살아있다.
어제 내린 비로 짱짱히 물이 잡힌 들판에
학 두 마리 조심조심 발을 내딛고
꽃 잔치 끝낸 배나무는 늑장부리는 포도나무를 나무란다.
이제 바빠지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청 보리밭에 바람 한번 불면 누릿해질 것이고
또 한 번 불면 보리 익는 냄새가 날것이다.
아련히 발동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석유 타는 냄새가 향긋하게 어린 날의 허기를 자극한다.
그래!
어린 날 그때는 신작로를 달리는 자동차 똥구멍을 쫓아 달렸지!
먼지 날리는 똥구멍에서 풍기는 휘발유 타는 냄새가 좋아서....
고향에 내려 온지 두 해째!
고향이야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울이 살기에 낫다고
삼겹살 익는 냄새 가득한 골목에서 술 취한 넋두리....
고향은 어쩌다 삼겹살 냄새가 나지만
비 오는 날 흙냄새가 좋고 봄밤은 어두워서 더 좋다
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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