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군기를 시방 잡으려드는가?
외환은행 매각을 떠올릴 때마다 봉이 김선달이 떠오른다.
김선달이 법적으로 죄인인지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상식선에서 살펴보자.
한마디로 그는 우매한 사람들에게 속임수로 물을 팔아먹은 죄인이다.
비록 우리의 정서가 우스개로 관대했으나 상식선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외환은행을 사들인 론스타는 어떤 회사인가?
돈이 된다고 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달려들어 이익을 챙겨가는
글로벌 흡혈기업은 아닌지 묻고 싶다.
물론 시장경제 논리를 들이대면 할말이 없다.
문제는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수법이 아주 비열하다는 것이다.
RH인자 혈액을 가진 환자가 수혈을 받고자 하나 수중에 돈이 없어
자신의 신장을 팔겠다고 하자 냉큼 신장을 사가는 냉혈한과 다를 바 없다.
검찰이 이러한 냉혈한을 혼내주겠다며 팔을 걷어 부치자 법원이
딴지를 걸었다.
증거가 확실하지 않으므로 혼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익을 떠나 검찰과 법원의 감정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공판중심주의에 반기를 들었던 검찰을 요번기회에 혼내주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충분한 증거 없이 구속하지 못하도록 인권을 보호한다니
좋기는 하지만 검찰을 길들이는데 꼭 이 사건이어야만 하는가?
외환은행을 사들인 사람이 내국인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막대한 이익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도 봉이 김선달 보듯 관대해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은 IMF로 우리가 힘들어할 때
그 약점을 이용해 강탈해가듯 교묘히 외환은행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시절 IMF로 죽어가는 중환자였다.
너무 억울해 그 교묘한 부분을 파 헤쳐 보자는데 증거가 부족하다며
퇴짜를 놓는 법원이 결코 예뻐 보이지 않는다. 0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