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창강_스테파노 2012. 8. 12. 15:40

과학의 발달, IT의 급속한 발달!

사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인간들은 자아를 상실하고 있다.

우리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왔으며 달려가고 있다.

 

지난 세기는 부정성패러다임이 지배해왔다.

부정성 패러다임은 규제와 의무, 금지, 강요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들을 이용해

생산성을 올리는 규율사회로 구성원은 복종적 주체로 인식되었다.

우리는 문명의 발달(특히 이동수단)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내가 아닌 타자

또는 우리동네사람이 아닌 이웃동네사람은 이방인이나 이질적인 요소로 간주하고

내 안의 울타리에 침입하는 것은 자아를 파괴하는 것으로 규정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타자에 대한 경계심은 면역력을 높이게 되었고

결국 면역학적 패러다임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관광객을 이방인으로 또 다문화 가정을 이방인이나 타자로

취급하지 않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것은 나 아닌 이방인에 대한 면역학적 거부감(부정성 패러다임)이 희석되고

그 자리에 긍정성 패러다임이 자리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긍정성 패러다임은 이방인은 물론 자아에 대한 외부의 규제나 강제가 배제되고

자신의 능력과 성과 그리고 자기주도성으로 인한 타자성이 소멸된 것을 의미한다.

 

타자성은 앞서 말한 부정성 패러다임의 요소이다.

긍정성 패러다임은 결국 자신과의 무한한 싸움을 주도하게 만들었고

성과지상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스스로 자신을 착취하는 자기착취로 몰고 갔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에너지의 소진은 결국 피로사회가 되고

저조한 성과에 낙오자로 착각하여 우울증환자가 양산되는 것이 현대의 모습이다.

하지만 노동을 통한 탈진의 피로는 긍정적인 반면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인 요소로 나타나는 양면성이 있다.

 

복잡한 현실에서 한 발짝 비켜서보면 진정한 자아를 찾아내는 효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 성당주보(2012.8.12, 말씀의 이삭 컬럼)에 최인호(베드로)작가가 기고한 글을 보고

성과주의에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읽을 수 있었다.

그 글은 최민순(요한) 신부님의 시 두메꽃을 통해 피로사회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주었다.

알다시피 최인호 작가는 암과 투병 중이어서 인지 더욱 가슴에 와 닿았고 그 시는 아래와 같다.

 

두메꽃 (최민순 요한 신부)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2012. 8.12 피로사회(한병철)를 읽고

 

피로사회라는 책은 문고집으로 130여쪽에 불과했지만 난해했다.

근데 이상한 것은 재독철학자 한병철씨의 글을 김태환씨가 옮겨 적다니……

한국 철학자인 본인의 생각을 직접 얘기하지 않음을 보니

모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인가도 싶었다.

한병철 박사는 기성 철학자들의 생각인 부정성패러다임을 뒤집는

긍정성패러다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하여튼 철학은 머리 아프고 뭔소릴 하는지 피로하게 만드는 책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