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황산가는길(1)

창강_스테파노 2010. 5. 30. 19:05

 

 

사람은 먹는 욕구 외에도 오감을 통한 또 다른 욕구를 추구한다.

따라서 여행을 즐기고 음악회를 따라나서고....

 

여행은 좋아하지만 왠지 중국은 맘에 내키지 않는다.

대륙이라는 넓은 땅덩어리 말고 짝퉁과 붉은색만 떠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행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건성으로 따라간다고 했지만 실은 뜨광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황산이라는 산을 보기위해 여행을 가다니.....

속내는 방비엥 배낭여행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열정이 반감되었을 것이다.

 

중국하면 공자가 떠오르고 자연풍광은 들은풍월로 계림이나 장가계가

떠오르고 기껏해야 해남도 골프여행정도가 떠오른다.

내키지 않지만 등 떠밀려 여행을 따라나서기로 했다.

 

“어머니! 이번 애 아빠 모임에서 중국 여행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엉! 가면 좋지야!”

아내는 나와 상의도 없이 어머니와 몇 마디 나누더니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것으로

기정사실화시키고 만다.

 

실은 올해 팔순을 맞은 어머니를 위한 여행을 가을로 잡아 놓았는데 당겨 간다고

뭐 그리 나쁠 일이야 없지만 느닷없이 아내가 일통을 벌이고 말아 난처하기 짝이 없다.

모임성격 자체가 부부동반 모임이 아니어서 혹시 멤버들에게 누가될까 걱정이다.

 

살아생전 어쩌면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어머니에게는 미안하지만

모임의 구성원들의 나이가 들쭉 날쭉이라 이것 또한 마음에 걸린다.

 

어머니를 모시기로 하고 여행 코스를 알아보니 팔순 노모에게는 무리란다.

황산의 숙소로 가기위해서는 2Km(?)가 족히 되는 계단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엄니! 계단이 많고 걷기가 쉽잖다는데 괜찮을지 몰라?”

“아가! 혹시 못 따라갈까봐 그러냐?”

 

실은 어머니가 자진해서 물러나기를 기대했는데 포기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노인들을 위해 중간 중간에 들것을 가지고 기다리는 운반책이 있단다.

마치 팔려가는 당나귀 메고 가듯 엄니를 들것에 메고 끙끙대고 올라가는

그 광경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만 같아 싫다.

 

하지만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으니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

중국의 황산이 내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1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