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브족
<출처 : SERI 경영전략실
프라브족이란 "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의 약자로, 직역하면 "부가된 가치를 통해 만족감을 깨달은 사람들"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값비싼 고급 제품에 집착하기 보다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희귀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갖고 있다는 것에 프라이드를 느끼고 이를 이용해 자신의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면에서 프라브족은 특정 명품 브랜드를 지향하는 명품족과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프라브족은 고가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추종 대신 가격이 비싸지 않더라도 흔히 볼 수 없는 명인의 수공품을 찾아내거나, 유행이 지난 중고품을 활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 내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외부의 "명성"보다는 자신의 "안목"을 중시하고, 그 안목으로부터 탄생한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지요.
프라브족은 또 챠브족과도 확연히 다릅니다. 얼마 전 영국을 중심으로 떠오른 챠브족(CHAV)은 반항적이고 일탈적이며 뻔뻔함과 무례함 등을 기본 코드로 싸구려로 막 입은 듯한 스타일을 보여주었죠. 하지만 프라브족 들은 터무니없이 고가인 상품을 거부하긴 하지만 품질과 디자인을 무시하는 일은 없습니다.
따라서 반항아적이고 폭력적인 10대지향적 챠브문화 보다 스타일리쉬하고 우아한 매력을 지닌 프라브적 문화가 젊은 층에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데요. 대표적 인물로는 세계적 톱모델 케이트 모스와 콜린 맥러플린입니다.
부침이 심한 패션계에서 10년 넘게 톱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설의 모델, 케이트 모스의 경우 샤넬, 구찌, 루이비통 모델로 활약한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모델이지만 중저가나 중고 옷도 멋지게 입고 다닙니다.
영국의 축구 스타, 웨인 루니의 애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모델 콜린 맥러플린은 구제시장에서 사입은 듯한 오래된 옷으로 어필하며, 새로운 스타일퀸으로 손꼽히고 있지요. 그녀는 프라브족의 대명사로서 세계적 남성잡지 FHM이 10만 여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기순위 최상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프라브족이 "합리적인 선"에서 고급스러움, 우아함, 쿨한 섹시미를 고루 발산하면서 패션리더로 부상함에 따라 기업들, 특히 고 품격을 고집해 온 명품업체들은 매출부진을 염려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조건 프리미엄화 전략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각하는 합당한 가치에 좀더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프라브족 붐을 타고 요즘 유럽에서는 믿을 만한 품질과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한 신규 브랜드 패션상품들이 우리 돈 2~3만원 정도의 저가에 출시되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고, 미국 의류회사들도 이들의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프라브족의 합리적 쇼핑이 패션에만 한정되지 않고 음식, 관광, 전자기기 등으로 확산될 때를 고려한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